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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대한검정회 3급 한자시험 가채점

2월 25일(토) 제74회 대한검정회 한자급수자격검정시험의 기출문제가 지난주 금요일 공개되었다.


지난 73회차 4급에서 600자를 공부하고, 이번 74회차 시험에서는 준3급을 건너 뛰고 3급에 도전하는 거라서, 신출한자는 200+200=400자이다. 

이미 배운 600자도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까먹는게 자연의 섭리인지라, 3급의 총 배정한자 1000자를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해야 되는데, 시험 접수후 두달의 시간이 주어진다.


작년 11월 26일 치른 73회차 한자시험 4급 가채점을 하고는, '시험치르기 3주 전부터 집중해서 공부해도 충분하겠구나!' 하는 근자감에 휩싸여 "3주면 충분할거시여!!" 마음먹으니 시간이 널럴했다.

2월 초부터 본격 한자 공부를 할 심산이었다. 


2014년 5월 23일. 건설기술관리법이 건설기술진흥법으로 개정되고, 건설기술자(설계시공,건설사업관리,품질관리) 최초교육 미이수시 50만원 과태료 부과기준이 재조명되었다.

예전부터 과태료 부과기준은 있었지만, 여태 처분받은 사례가 없었는데, 앞으로는 진짜로 부과할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3년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2017년 5월 22일까지 최초교육을 받으라는 내용을 지난해 8월과 12월에 기술인협회로부터 문자 받았고, 올해초에도 관련기관으로부터 공문도 받았었다.


하지만 최초교육을 받으려면 꼬박 2주의 시간과, 8~90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과태료 50만원과 단순 비교했을때는 일단 관망해도 될것 같았다.

최초교육 이수대상자는 수십만명이고, 교육훈련 대행기관의 수와 수용인원은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에, 죽었다깨어나도 5월22일까지 이수는 불가능하며, 얼핏보니 과태료 부과절차나 시스템도 미흡해 보였다. 그래서 버틸 생각이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2월 1일 착공한 공사건의 발주청에서 현장대리인,안전관리자,품질관리자의 교육(최초교육 및 계속교육) 미이수를 문제 삼았다.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결국 2월 6일~2월17일 2주간 빡세게 건설기술자 최초교육을 받고야 말았다.

그런 이유로,

2월 초부터 3주간 틈틈이 열심스럽게 한자공부하려던 계획은 공중분해되었다.


이제 내게 남은 1주일.

현진이는 지난번 6급에서 이번 준5급으로 1단계만 올렸기 때문에 신출한자는 30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번처럼 차근차근 공부 할 수 있게끔 준비해주지 못했고, 문제집을 풀릴 시간도 없었다.

비록, 딸래미 한자공부 시키려던게 발단이 되어서 졸지에 나까지 한자시험을 보게된 것이지만, 

현진이를 우수한 점수로 합격시켜주는것이 중요한가, 내가 간신히 커트라인이라도 넘겨서 합격하는것이 중요한가 고민이 되었다.


다행히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며칠간 집중해서 준5급 신출한자 위주로 현진이에게 한자를 가르치고, 새로 산 준5급 문제집도 몇 회 풀리도록 시켜보니 그럭저럭 잘 맞힌다.
그래서 이번에도 역시 나만 마음이 다급해져서 나름 열심히 집중해서 공부했다.
시험전날 밤 늦게까지 책상에 앉아 공부하다가 엎드려 잠 든 나를 보며, 심슨군은 그냥 포기하고 편하게 자라고 조언해주었다.

이튿날 토요일 오후 2시에 시험이 시작된다.
여유있게 TV를 보고 있는 현진이와 대조적으로,
토요일 오전내내 막판 불꽃을 튀기며, 긴장의 끈을 부여잡고, 한자공부를 하고 있는 나를 가리키며,
"니네 엄마는 올림픽 정신으로,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심슨군이 비웃자, 현진이도 지아빠 따라서 나를 비웃으려고 든다.
"너는 신출이 30자밖에 안되지만 나는 400자야!"
400자.부심으로 간신히 체면을 세울 수 있었다.

어쨌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서, 지난번에는 현진이도 나도 기출문제집을 거의 다 풀어보았는데, 이번에는 현진이도 나도 기출문제집의 10분의 1도 채 풀지 못한 상태로, 2월 26일 토요일 오후2시에 한자시험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에 공개된 기출문제와 정답지로 가채점을 해보니, 현진이는 100점을 맞았다.


나는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 틀린 문항 6개와, 내가 쓴 답이 뭐였는지 아리까리한 문항 몇개를 감안하면 나의 가채점 점수는 최소90점~최대94점의 결과가 나왔다. 운이 좋았다.


"이거이거! 1주면 충분한가봉가!" 
근자감이 또다시 밀려온다.


 


5월은 현진이 구몬시험이 있고, 8월은 물놀이 시즌이라서 패쓰하고, 11월의 77회차 시험에 현진이는 5급, 나는 준2급 시험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현진이는 현재 (준)5급 총배정한자가 100자인데, 
5급은 신출한자가 150자 추가되기 때문에 현진이도 시험이 많이 어려워질테고, 
나 역시도 신출한자 500자 추가되어 총배정한자가 1,500자인데다, 대한검정회는 준2급부터 국가공인급수라 이번처럼 날림으로 해선 안통할텐데, 
현진이한테도 나한테도 쉽지않은 일이 되겠지만, 일단은 도전해볼 생각이다.

한자급수시험으로 내가 득볼 가산점은 없지만,
내 아이한테 직접 한자공부를 가르치면서, 많은 한자를 정확하게 알고, 한자를 쓸때에도 망설임 없이 쓸 수 있다는게 너무 폼나는것 같다.
그리고, 집중해서 무언가를 할때의 그 기분이 좋고 성취감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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